주인의 손에 들린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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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손에 들린 도구
전 세계적인 복음 전도 활동이 재림교회 운동에 필수적인 이유
마르코스 파세그히
파란색 두건을 두른 키 크고 날씬한 노부인이 분명히 무언가 나에게 말하려고 했다. 그는 양손으로 성경을 잡고 기도하는 자세로 손을 움직이며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내게 몇 마디를 건넸다. 그러더니 여전히 성경을 꼭 잡고 하늘로 팔을 들어 올렸고, 뜨거운 정오의 햇살 아래 어둡고 반짝이는 피부를 지닌 얼굴의 하얀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지었다. 나는 그가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미소로 답했다.
2024년 7월, 동-중앙아프리카지회 초청 방문의 일환으로 남수단 주바에서 개최하는 전도회를 취재하라고 『애드벤티스트 리뷰』에서 임무가 떨어졌다. 테드 N. C. 윌슨 대총회장이 이끄는 안식일 예배가 막 끝나고, 수백 명이 새롭게 단장한 주바 축구 경기장 중앙에 있는 무대로 모여 특별 헌신 기도를 드렸다. 수많은 사람이 몇 시간 뒤면 나일강 근처 지류에서 침례를 받는다. 먼저 참가자 수십 명이 강사의 호소에 응하여 미래의 침례를 준비하기 위해 성경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예배가 마무리되면서 사람들과 인사하고, 사진을 찍고, 전 세계 재림교회 가족의 아름다운 교제를 즐겼다.
아프리카 주바에서 마주한 이 장면은 가슴 뭉클했다. 동시에 전 세계 다른 장소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 각지에서 비슷한 장면을 함께했던 형제자매들이 떠올랐다. 세계 곳곳에서 예수님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선교하는 일에 헌신하는 재림교인들과 교감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같은 논리적 결론에 도달했다. 공동 선교 목표를 위해 함께 움직이는 것보다 재림교인들에게 더 많은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아마도 없는 듯하다. 선교를 위해 시간, 에너지, 기금을 바칠 때 그들의 모습은 빛났다.
전 세계적인 전도 활동
전 세계 대규모 지역 전도 활동을 지원코자 대총회에서 진행하는 다년간의 프로젝트는 종종 교회 지도자와 회원들이 편안한 영역을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동시에 수천 명에게 다가가 성경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공부하여 자신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알아내고픈 열망을 사람들에게 심어 주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계획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조직과 계획의 조정이 필요하며, 『애드벤티스트 월드 라디오』, 호프 채널, 『애드벤티스트 리뷰』, 대총회 부서 등의 지원을 받았다. 또 전 세계 지역 교회의 참여가 필요했는데 지역 교회의 참여가 없다면 어떤 지역 전도 활동도 성공할 수 없다.
대총회는 조력자로서 전도에 대한 다소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지만 이 체제는 현장의 현실을 고려해 지역 형편을 허용할 만큼 충분히 유연했다. 전도회는 경기장, 공공 홀, 지역 교회 심지어 개인 사업체와 가정에서도 열렸다. 여기에는 몇 주에 걸친 집회, 몇 달간의 소규모 그룹 활동에 이어지는 짧은 추수 전도회, 건강 박람회와 무료 진료, 거리와 동네에서 만나는 일대일 또는 집집 방문이 있다. 전도 집회의 결실로 바다, 강, 호수, 수영장에서 대규모 침례식을 거행했고 교회, 학교 심지어 교도소에서도 작은 침례식이 있었다. 전도회는 믿음의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 언제 자라서 꽃을 피우고 수확할 수 있을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
대륙의 크기나 전도 활동의 규모에 상관없이 전도는 재림교회에 긍정적인 기폭제가 된다. 교회 지도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참여하는 교회 일꾼과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에 불을 붙인다. 전도는 하나님께 마음을 여는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엄청난 시련도 있지만 동시에 교회 전체에 깊은 만족감을 준다. 이것이 바로 사회 동호회와 하나님의 운동을 구분 짓는 차이점이다.
더 큰 기쁨
그렇기에 나는 하나님의 영으로 변화된 사람이 경험하는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모든 시간대와 지리적 장소를 초월하는 고요하고 확신에 찬 그 미소를 여러 번 목격했기 때문이다. 도쿄의 도시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찾은 간호학과 학생부터 마드리드에서 교도소 사역으로 만난 외국인 재소자, 파푸아뉴기니의 고립된 고지대에 살면서 농부가 된 복음주의 목사까지 모두 같은 반응이다. “미래와 희망”(렘 29:11)을 발견한 감사하는 사람의 미소다. 현재와 미래에 확신을 가진 사람의 미소다. 모두 미래를 붙잡고 있는 분 안에 믿음의 뿌리를 두고 있기에 경험하는 기쁨이다.
전 세계 재림교회 선교 활동은 성령의 활동에 경계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거듭 일깨워 준다. 재림교회 무료 진료소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고 재림교회를 처음 알게 된 인도의 어르신부터 세속적인 프라하의 헬스장에서 일하는 불가지론자 개인 트레이너, 스코틀랜드의 외딴섬 구석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어느 부부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영은 "구원받을 상속자들”(히 1:14)을 이끌고자 계속 일하신다. 그리고 전 세계의 헌신적인 재림 성도들은 이러한 경험을 촉진하기 위해 예수님의 손과 발이 되는 것보다 더 큰 특권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대규모 전도회를 위한 자금과 인력 지원의 타당성과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할 때마다 나는 침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는 웃는 얼굴을 떠올린다. 하나님의 아들딸이 주인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았다면 그 웃는 얼굴은 거기에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물에서 나와 예수님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장면을 볼 때 나는 얼마나 많은 집사, 목사 그리고 교회의 미래 지도자들이 잠재적으로 거기에 있을지 상상하게 된다. 전 세계의 현재 교회 지도자들도 그 시작점에서 누군가의 선교와 도움으로 침례를 받았던 순간이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
같은 희망을 품고
남수단에서 보낸 그 안식일, 나는 재림교회 선교를 하나로 묶는 또 다른 핵심 요소 즉 지속적인 희망의 힘을 떠올렸다. 주바에 있는 키 크고 날씬한 노부인이 계속 몸짓을 하고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펼쳐진 성경을 보여 주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남수단의 주요 토착어 중 하나인 딩카어로 된 신약 성경이었다. 그 글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마타요’가 마태복음을 뜻한다고 추측했고, 그는 24장과 25장을 펼쳐 놓았다.
몇 분 뒤 마침내 나는 젊은 딩카족 통역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노부인은 하늘을 향해 팔을 들어 올리며 통역자에게도 말을 건넸다.
“무슨 말이에요?” 나는 통역자에게 애원하듯 물었다.
자명한 말을 모르고 있다는 듯 통역자는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나중에 다시 만날 거라고 하시네요. ‘하늘에서 만나요.’라고 하셨어요.”
마르코스 파세그히 『애드벤티스트 월드』 선임 뉴스 통신원이며, 아내 신티아와 함께 십 대 아들 둘에게 재림 신앙을 전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