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사채널

몇몇 재림교회에서 여성이 월경 중일 때 강단에서 순서를 쓰지 못하게 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관행은 두 가지 가정에 근거한다. 첫째는 교회 안 강단이라는 공간이 신체의 부정함이 없어야 하는 고대 이스라엘의 성소와 같이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둘째는 신체 정결 규례와 관련된 성경의 결례(潔禮)를 오늘날도 여전히 적용해야 한다는 가정 때문이다. 레위기 15장 19~23절에서는 월경 중인 이스라엘의 여성은 접촉을 통해 신체의 부정(不淨)을 사물과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 성경절을 보고 성경에서는 현대 재림교회 여성이 월경 중에 강단에 서는 것을 금한다고 해석하였다. 

두 가지 가정의 결과

만약 우리가 이 두 가지 가정을 받아들인다면 성경의 나머지 모든 정결 규례를 일관되게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오늘날 민수기 19장 14절을 적용한다면 장례식을 포함하여 죽은 사람과 같은 지붕 아래 있었던 사람은 누구나 부정한 사람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이 시체의 부정에서 정결케 되는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었는데 제사장이 참여하여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법으로 제사한 붉은 암송아지의 재를 담은 특별한 물을 뿌려야 했다(민 19:1~10, 12, 17~19, 21).1

얼마나 많은 재림교인이 붉은 암송아지의 재를 담은 잿물을 맞아 보았겠는가? 물론 아무도 없다. 이유는 오늘날 그런 의식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수기의 성경절대로라면 시체로 부정하게 된 모든 재림교인은 영구적으로 부정하게 될 것이다.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이 생리 기간 동안 교회 단상에서 말하는 것이 금지된다면 다른 누구보다 장례식에 더 많이 참석하는 목사를 포함하여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은 누구든지 강단에서 발언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실효성이 없는 말이다. 왜 그럴까? 위에 언급한 두 가지 가정은 그저 미신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거룩함?

눈에 보이는 영광의 구름으로 가리운 하나님의 임재가 함께하셨기에 실제로 거룩했던 고대 이스라엘의 성소와 비교한다면 오늘날 기독교는 고대 이스라엘의 성소와 같다고 할 수 없다(출 25:8; 40:34~38; 레 16:2). 오늘날의 교회는 예수님 시대의 회당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예수님 시대에는 일반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이 낭독되고 선포되는 것을 듣기 위해 경건하게 모였다(눅 4:16~27). 그러나 고대 이스라엘의 성소의 경우는 달랐다. 제사장이 아닌 사람들은 고대 이스라엘의 성소나 성소 이후 지은 성전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었다(민 3:38; 18:7).

지금의 교회는 이스라엘의 성소와 같은 거룩한 공간이 아니기에 정결 규례가 교회의 어느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오늘날 교회의 강단이 이스라엘의 성소나 지성소와 동등하다고 여기는 어떤 단계적 변화도 그동안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정결 규례의 현대 적용

정결에 관한 구약의 규례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본성을 가르쳐 준다. 하지만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그 규례들을 실행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신다.2 성경에서 말하는 부정은 동물의 사체뿐 아니라 인간의 주검(민 19장), 생식기 유출(레 12, 15장) 그리고 집 안의 벽이나 사람의 피부, 천이나 동물의 가죽으로 인해 발생한 다루기 어려운 감염에서 비롯된다.3 그런 “부정”은 접촉이나 근접함으로 감염되는 문자적인 부정도 물리적인 부정도 아니었다. 오히려 신체의 부정은 죄로 인한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주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창 3장; 롬 6:23)4 그중 대표적인 것은 시체나 건강한 사람 또는 병든 사람의 생식기의 유출 등이었다. 몽정, 성교, 월경 및 출산이 인간 생식 기관의 건강한 기능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비물에서 오는 부정은 타락한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새로운 아이는 필멸의 존재이며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죄가 없으시며, 순결하시고, 모든 생명을 위한 불멸의 근원이시다. 그분은 죽음이나 죄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시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신체적 부정을 제한하거나 필요하다면 씻기와 저녁까지 기다리기 그리고 심각한 경우에는 희생 제물을 드림으로 부정을 치유하는 하나님의 규례는 그분의 백성과 하나님을 분리하는 죄와 죽음을 가르치려는 목적이 있었다. 죄(예: 4:1~6:6)뿐 아니라 심각한 육체의 부정(레 12:6~8; 14:10~32; 15:14~15, 29~30; 민 19:1~10)을 해결하는 이스라엘의 희생 제물로 상징되는 그리스도의 희생은 우리에게 용서를 베풀어 죄의 행위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주실 뿐 아니라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사(요 3:16)5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구원하신다.

우리는 고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구되었던 성경에 기록된 결례를 연구할 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행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신다.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에서 우리의 대제사장으로 봉사하고 계시는데(히 4:14~16; 6:19~10:25) 이런 그리스도의 봉사로 우리는 부정으로부터 보호받게 된다. 그러므로 지상의 성전을 부정에서 보호하기 위한 규례는 이제 의미가 없다. 우리 대부분은 레위기와 민수기의 규례에 따르면 의식적으로 부정하지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신약 성경에는 교회 역할에 참여하는 누구에게도 정결 의식을 요구하는 내용이 없다.

비성경적인 가정

우리는 월경 기간에 여성의 강단 참여를 금지하는 관행의 근간을 이루는 두 가지 가정이 비성경적인 미신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므로 이런 관행은 비성경적이다. 더 심각하게는 그리스도의 오심을 가리키는(골 2:17 비교) “그림자”에 해당하는 의식적 규례를 붙잡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오셨고 그분의 사역 장소를 하늘 성소로 옮기셨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부인함으로써 하나님을 그릇되게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교회 정책은 우리가 성경에서 발견한 것을 부분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전체의 온전한 계시에 비추어 표현되어야 한다. 이제 교회에서는 강단 앞에서 말하는 여성에게 개인적으로 부적절하게 월경 기간인지 묻지 말고 언제든지 강단에서 이야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1 이 독특한 정결 제사(속죄제)의 의미와 현대적 적용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Gane, Leviticus, Numbers, NIV Application Commentary (Grand Rapids, Mich.: Zondervan, 2004), 659~667

2 현대 기독교의 적용에 대한 성경적인 법률과 지침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Roy E. Gane, Old Testament Law for Christians: Original Context and Enduring Application (Grand Rapids, Mich.: Baker Academic, 2017)

3 신체의 의식적 부정은 도덕적 부정과 다르다(특히 레 18:23~24, 30; 19:31; 민 35:33~34). Jonathan Klawans, Impurity and Sin in Ancient Judaism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21~31; Jay Sklar, Sin, Impurity, Sacrifice, Atonement: The Priestly Conceptions (Sheffield: Sheffield Phoenix Press, 2005), 139~153

4 Hyam Maccoby, Ritual and Morality: The Ritual Purity System and its Place in Judaism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9), 60.

5 신체적 부정, 정결 예식 및 그것이 하나님과 구원의 관계에서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Gane, Leviticus, Numbers, 223~230.

로이 E. 게인 앤드루스 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히브리 성경과 고대 근동어를 가르치는 교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