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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전투병 재림군인 실화 영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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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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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에서 동료 구한 데스몬드 씨 ... 국회명예훈장도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5월. 일본 오키나와의 피로 물든 절벽 꼭대기에는 일본군의 파상공세에 발이 묶인 한 무리의 미군 병사들이 있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 처한 그들 속에 한 명의 재림교인 군인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데스몬드 T. 도스. 당시 24살의 젊은이였던 데스몬드는 버지니아주 린치버그 출신으로 위생병의 임무를 맡고 파병 중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는 응당 쥐어있어야 할 무기가 없었다.

비무장 전투요원으로 군복을 입은 그는 이후 전쟁에 임하면서 숱한 어려움과 생명을 위협받는 난관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동료들마저도 비무장 상태의 자신을 조롱하고 괴롭혔다. 게 중에는 “무기를 들라”며 협박하고, 심지어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데스몬드는 꿋꿋하게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헌신으로 동료들을 사선에서 구출해 냈다.

한 전투에서는 75명의 군인들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으며, 괌 전투에서는 부상당한 동료를 위해 전열 선두에 앞장서 200야드를 포복으로 이동한 적도 있다. 자신이 이용하던 들것을 양보하면서까지 다른 군인을 대피하도록 돕는가 하면, 맨 마지막 군인을 후송시킨 뒤에야 전선에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일도 있었다. 그의 이런 일화는 지금도 미군부와 행정부에서 유명한 일화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데스몬드 도스는 전쟁의 포성이 멎은 1945년 10월 12일 미국의 가장 영예로운 군인들에게 수여되는 국회명예훈장을 받았다. 전혀 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양심적 집총거부자’로서는 최초이자 유일한 수훈이었다.

그의 이런 영웅담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어 곧 개봉을 앞두고 있어 세계 재림교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한 영화사는 최근 60년 전 전쟁터에서 비무장을 고집하며, 자신의 본분을 다했던 한 재림교인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고 내년 개봉할 예정이다. 연출은 헐리우드의 베테랑 영화감독 테리 베네딕트가 맡는다.

베네딕트 감독은 “데스몬드를 통해 무언가를 이뤄낸 것 뿐 아니라,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킨 한 인간의 완전한 후광을 보았다”며 “재림교인으로써 데스몬드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도스라는 사람을 그의 신앙에 재연결시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보여준 데스몬드의 이같은 신념은 하루도 전쟁과 테러의 소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 세계인들에게 또다른 감동으로 웅변적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84세의 노인이 된 데스몬드 도스는 현재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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