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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의 시대’ 종교는 어떻게 변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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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2.05.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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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들이 예측하는 종교사회의 지형변화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10년간 유럽과 미국의 기독교 신자수와 교회 출석률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은 중국 심양의 베이관교회 모습.
미래학자들은 종교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점점 치열해지고, 날로 복잡해지는 ‘불확실의 시대’에 사람들은 종교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까? 아니면, 무관심하게 될까?

다수의 미래학자들은 종교 역시 세태의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을 전하고 있다.  

중앙일보 중앙선데이 미래탐사팀이 개인의 삶과 사회를 바꿀 33가지 미래상을 예측해 펴낸 <10년 후 세상>(최재천 지음 청림출판)에는 첨단기술, 환경과 에너지, 문화와 교육 등 종교를 비롯한 사회전반의 변화예측이 제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책에서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10년간 유럽과 미국의 기독교 신자수와 교회 출석률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교회가 ‘일년에 두 번(부활절, 크리스마스)만 바쁜 곳’이 되어 버린 유럽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초대 기독교가 처했던 상황과 비슷해 “기독교 정신에 충실한 수 있어 차라리 잘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앞으로는 신자들이 ‘가정집’에 소규모로 모여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띌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1~4세기 기독교와 다른 점은 가정집이 온라인에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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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보다 상황이 훨씬 좋은 미국에서도 기독교 인구의 완만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도 주목된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 비신앙인이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 SBNR) 사람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와 비종교, 반종교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는 이들이 ‘영성’(Spirituality)을 ‘종교화’ 하는 것이다.

이른바 ‘SBNR’로 불리는 이들 영성주의자들은 제도적인 종교에는 속하지 않지만 종교서적 읽기, 명상, 봉사, 환경보호 활동 등을 통해 종교적, 영성적 생활을 영위한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종교 인구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영성주의자들은 대학교육을 받는 화이트칼라이면서, 정치적으로는 리버럴인 경우가 많다. ‘SBNR’이 이미 하나의 운동으로 점화됐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10년 안에 ‘SBNR’은 미국 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맥락에서 “원리주의나 기독교나 자유주의 기독교나 모두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하는 학자들은 “앞으로 엑스터시(Ecstasy), 성령 체험, 명상 등 일상과 다른 체험을 줄 수 있는 기독교회나 여타의 종교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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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하나의 종교처럼 ‘선교활동’에 나선 무신론자들의 국제적 연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호주에서 세계무신론자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길거리에서 무신론자들이 건네는 ‘포교 전단’을 받게 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정보통신기기의 발달은 종교에 최대 위협이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뉴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종교도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얼마 전에는 가톨릭 고해성사용 어플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검토해주는 소프트웨어다.

학자들은 “앞으로 현실보다 더 진짜 같고, 더 멋진 가상현실의 교회나 사찰, 사원이 등장할 수도 있다”며 “오프라인에서 공동체가 함께 모이는 것을 중시하는 이슬람이나 가톨릭이 다른 종교보다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상당수의 미래학자들은 종교에 대한 이러한 위협과 도전, 다변화하는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전망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종교야말로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주장하며 ‘가능한 미래’와 ‘바람직한 미래’를 구분한다.

이들은 “미래 종교에서는 교리, 위계서열을 탈피하는 성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일반 신자들이 교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면에는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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