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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60년간 시부모 봉양한 이금순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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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0.06.0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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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어린나이로 시집와 효심 다해 시부모 공경
61년 동안 시부모님을 봉양해 온 이금순 집사는 아무리 고되고 힘든 일에도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해본 일이 없다고 말한다. 사진기자 김범태
저는 일제강점기의 고달픈 시절 강원도 평창과 정선 일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직 어리광을 부릴 13세에 부모님을 여의고, 가난하게 자란 저는 당시 마평(현 진부면)에 사는 김 씨 집안에 16세의 어린나이에 시집을 갔습니다.

옥수수쌀로 연명하던 배고픈 시절이었지만,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을 봉양하며 동갑인 시누이 2명과 첫 돌을 맞은 시동생 2명을 키우면서 방 2칸짜리 집에서 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린나이였기에 손이 느리고 일이 서툴러 처음에는 시집살이가 매우 고되었습니다. 때로는 군불을 제대로 피우지 못해 야단을 맞기도 했고, 고된 일에 지쳐 잠들기가 일쑤였습니다.

농번기에는 수십 명의 일꾼들이 먹을 새참을 머리에 이고 일터까지 날라야 했습니다. 밥과 반찬을 광주리에 담으니 그 만만찮은 무게 때문에 제대로 일어설 수가 없어 쩔쩔매다 간신히 장독대를 잡고 휘청거리며 밭으로 나갔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그만 깜빡 잊고 수저를 가져가지 않아 다시 집으로 왔다 돌아갔더니 이미 일꾼들이 나뭇가지를 꺾어 식사를 다 마친 후였습니다. 당연히 밥은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날은 점심을 먹지 못하고 굶어야 했습니다. 일꾼들의 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솥에 남아있던 밥을 모두 가지고 갔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해 겨울, 엄동설한의 추위가 채 가시기전 집에 불이 났습니다. 가까스로 이불과 몇 가지 세간을 건져 나왔지만, 기거할 집이 없어 옆집에서 잠시 신세를 진 적이 있습니다. 집을 짓는 내내 따뜻한 곳은 시부모님과 시동생들을 재우고 저는 가장 추운 곳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이 때문에 발에 동상이 걸리고 발톱이 빠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고달픈 시집살이에도 시부모님을 섬기며 효행하기를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에도 시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해본 일이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시작된 고생스런 시집살이에도 시부모님을 원망하거나 거역하는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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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시간, 효심을 다해 부모님을 봉양하며 얻은 보람과 애틋함과 애환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남편은 비교적 쉽게 외출할 수 있었지만 저는 시어머니를 수발하면서 수십 년이 지나도록 변변한 여행 한번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효성 깊은 큰아들이 남편의 생일에 맞춰 사흘간 보내준 제주도여행이 기억나는 외출의 전부입니다.

신앙생활은 1980년대 중반 한 지인의 인도를 받아 진리를 깨닫고, 침례를 받았습니다. 재림교회에 입교한 후 자녀들에게도 신앙을 전수하여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믿음 안에서 살도록 양육하였습니다. 슬하에 낳은 3남4녀의 자녀들은 이제 사회의 건강한 일꾼이 되어 지금은 모두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온 지난 61년의 세월이 마치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간 효성을 다해 섬겨온 시어머니께서 몇 해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어느 순간, 걸을 수조차 없게 되셨습니다.

친지들은 시아버지보다 시어머니께서 먼저 돌아가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등에 업고 운동도 시켜드리며, 정성을 다해 간병했습니다. 이런 지극한 마음이 통해서였는지 시어머니는 하나님의 은혜의 능력으로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하셨습니다.

하지만 평소 건강하시던 시아버지는 24년 전 밭에서 무거운 짐을 메다 쓰러지신 뒤 안타깝게 그해 5월 운명하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시어머니의 건강은 하나님께서 회복해 주신 것임을 믿고 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 가족은 어머님께 주님을 믿도록 신앙을 권유했고, 결국 어머니도 침례를 받으셨습니다.

재림의 소망을 안고 기쁨 가운데 살고 계신 시어머니는 지난 3월로 100수를 기념하는 생신을 맞으셨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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