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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악기로 ... 장래 위해 교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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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8.05.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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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나후원 절실한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의 오늘
이제라도 오주영 씨가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악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후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기자 김범태
지난 20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유료회원을 위한 특별콘서트가 열린 이날 공연에 협연자로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 씨가 초청됐다.

오 씨가 서울시향과 무대에서 만난 것은 14년 만이었다. 초등학생이었던 오 씨는 이제 어엿한 세계 음악계의 새 별로 성장해 있었다.

그는 이날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 마이너’를 연주했다. 독창적이고 감미로운 선율과 박력 있게 이어지는 극적 기백이 오 씨 특유의 맑고 투명한 음색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빚어졌다.  

온화하고 유려하게, 때론 애조 띤 연주가 마쳐지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4번의 커튼콜을 받은 그는 예정에 없던 앙코르곡을 선사하며, 시종 여유 넘치는 연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현기증이 날만큼 아름다운 연주였다”는 극찬과 함께 오 씨의 프로필을 다시한번 주목하던 관객들 사이로 그의 손에 쥐고 있는 악기가 눈에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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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가 사용하는 바이올린은 시가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무명의 악기. 흔히 말하는 ‘연습용’이다. 때문에 그의 실력과 역량을 충분히 드러내기에는 극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현의 울림이나 성량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 완벽한 선율로 치장된 연주자의 풍부한 화성을 뒷받침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

관객들의 집중력을 흡입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날 공연에서도 연주가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묻히거나, 그가 내뿜는 에너지를 충분히 살려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간간이 전해져왔다. 특히 앙코르곡으로 준비한 자작곡 무반주독주는 그의 현란한 테크닉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훌륭한 무대였지만, 이를 충분하게 발휘할 수 없었다.

연주를 마치고 나온 오주영 씨는 “오랜만에 고국 무대에서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어 기뻤다”며 미소를 지으면서도 “소리가 욕심만큼 울려주지 않아 힘들었던 건 사실”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컨트롤 하고 싶은 부분이나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은 음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연주자가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며 “개발하고 싶은 소리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경이 쓰인다”고 토로했다.

오 씨가 이 악기를 손에 잡은 건 지난해 가을부터.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명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지원받아 사용하다 임대기간이 끝나 반납하고, 줄리어드음대에서 프랑스제 짐 바피스트 비욤을 대여해 사용해 왔지만, 이마저도 기간이 종료되어 사제를 털어 마련한 것이다.

작년 연말 세계적 공연장인 영국 런던의 위그모어홀에서 열린 독주회에서도 이 악기를 사용했다. 무려 6번의 커튼콜을 받을 정도로 현지 음악애호가들을 매료시키고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낸 연주였지만, 오케스트라 단원들조차 “어떻게 이런 악기로 세계적 무대에서 연주회를 할 수 있느냐”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News_3785_file3_v.png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필하모닉 지휘자는 그의 바이올린을 보고 “이런 악기로 세계무대에서 대단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놀라운 뿐”이라며 “그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악기를 조속히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제라도 오주영 씨가 자신의 천재적 음악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그의 실력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악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후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구나 오는 7월에는 5년 만에 한국에서 전국 투어 리사이틀이 열리고, 이탈리아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과의 협연 등 굵직굵직한 공연들을 앞두고 있어 그에게 악기마련은 시급한 문제다. 이러한 대형무대를 현재의 악기로 소화하기란 무리라는 우려에서다.  

물론 연주자의 실력은 악기의 좋고 나쁨이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악기의 가격이 그 가치를 결정하는 잣대는 아니지만 음악가에게 있어 악기는 카레이서에게 자동차의 성능과 비견될 만큼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오 씨는 “이탈리아의 고급 스포츠카를 운전할 때와 다른 차를 운전할 때의 차이점과 같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좋은 악기로 연주할 때 그만큼 좋은 소리가 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어느덧 ‘천재’라는 수식어를 떼고 세계 정상의 음악인으로 도약하고 있는 오주영 씨. 한국 재림교회가 낳은 자랑스러운 음악가를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그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 절실하다.

그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도록 독지가나 기업의 메세나후원이 그 어느 때보다 아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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