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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재림교회의 사회적 참여 확대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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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09.10.2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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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마치고 출국한 ‘리멤버 7.27’ 대표 김한나 양
미 의회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이 통과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한나 양이 강연 후 한 학생과 함께 허그를 하고 있다. 사진기자 김범태
한국전쟁 정전 기념일이었던 지난 7월 27일, 미국 전역에는 성조기가 조기로 게양됐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모든 정부 기관이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하는 날은 현충일과 이날 뿐. 더욱이 그동안 하나의 전쟁을 기리기 위해 조기를 다는 기념일을 따로 지정한 적은 미국 건국 이래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재림교인이 있다. 바로 ‘한국전쟁 화해연합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한나 양.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그녀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대학교에서 학부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입법관계’를 전공하며, 미 평화봉사단본부와 평화연구소 등에서 봉사하며 세계평화를 위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번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을 위해 <리멤버 7.27>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회원들과 함께 미 하원의원 435명의 사무실을 모두 방문해 지지를 요청했는가 하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직접 만나 취지를 설명하는 등 미국에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데 앞장서 왔다.

국가보훈처와 재향군인회의 초청으로 지난 한 달 간 모국을 찾은 그녀를 만났다. 약 2시간 동안의 인터뷰는 미국을 움직인 한 젊은이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녀와의 대화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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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7.27’운동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 6.25 전쟁은 과거가 됐고, 통일이 미래의 일이라면, 7.27 정전협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진정한 화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6.25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7월 27일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이라는 사실 조차 모르는 분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지금까지 미국 사회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불려왔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많은 분들이 인정을 하게 되었고, 기억을 되새기게 되었다.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근래 들어 통일과 화해에 대한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서 많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화해란 국가 간의 화해 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화해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싶었다. 화해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이 문제에 대한 인식과 인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사업을 해 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 작년과 올해 우리는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서 7.27 기념행사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내가 그곳을 주장했다. 왜냐하면 그곳이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우리 집회에 관심을 갖게 되기를 원했다.

작년 행사 때의 일이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한 백인아이가 우리에게 오더니 손에서 하얀색 종이로 접은 비둘기를 건네주었다. 오하이오에서 왔다는 그 아이는 우리에게 “이제껏 나는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몰랐지만, 오늘 행사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앞으로 내가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친구들과 이야기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일이 있고난 후 나는 한 사람이라도 더 한국전쟁에 대해 알리기 위해 이 운동에 전력을 쏟고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다시하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사명감이다.  

News_4421_file3_v.png▲언론보도를 보면 항상 ‘평화’ 이전에 ‘화해’와 ‘용서’를 먼저 이야기 하던데?
- ‘평화’와 ‘통일’은 곧 미래의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화해가 먼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용서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화해하고, 무엇을 용서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 논의를 떠나 과거의 희생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희생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 아니던가.

▲사회참여의식은 어려서부터 강했나?
아버지(미 다이아몬드바 새소망교회 김성범 목사)께서 언제나 교회는 물론, 사회에서도 봉사하시는 삶을 강조하셨다. 부모님 역시 마약퇴치운동이나 소년원이나 교도소 방문 등 오랫동안 사회봉사활동을 하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참여의식이 몸에 배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나는 참 복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어려서부터 가정에서 평화적 신념이나 소외된 이웃에 대한 봉사를 배웠고, 학창 시절에는 리더십을 키울 수 있었다. 또 어려움이 생기면 언제나 천사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과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한다.

▲정치경영대학원에서 입법관계를 전공한 후 평화연구소에서 봉사하고 있다. 본인이 평화적 신념을 갖게 된 계기나 배경이 있나?
- 자라온 배경이 목회자 가정이다 보니 아무래도 천성적으로 갖게 된 것 같다. 교회는 우리의 아픔을 치유하는 곳 아니던가. 그 치유가 곧 평화다.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가? 평화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거나 막연하게 생각하는데, 평화는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고, 당장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 옆에 있는 이웃에게 미소를 한 번 지어주는 것도 작은 의미에서의 평화적 활동이다.

개인적으로 바라기는 7월 27일이 ‘평화의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날까지 재림교인들이 세상에 평화의 사도가 된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

News_4421_file4_v.png▲교통사고를 당한 후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졌다고 들었다.
- 어려서의 꿈은 외교관이었다. 하지만 3년여 전 교통사고로 거의 죽을 뻔 했다.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지금 ‘보너스’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급한대로 사고를 당하면서 내 인생의 가치관이 확연히 달라졌다. 내게도 죽음이 결코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외교관이 된 이후에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참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이 보너스 인생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혹은 ‘하나님께 어떻게 하면 떳떳하게 매일의 삶을 살 수 있을까’라고 고민한다.

▲같은 세대로서 재림교인 청년이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나는 우리 재림교인 청년들이 원대한 목표와 도전의식을 가지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으면 좋겠다. 미 상원의원 원목인 배리 블랙 목사나 ‘천혜의 손’ 벤 카슨 박사 등은 자신들이 재림교인임을 드러내지 않아도, 주위에서 알아보고 훌륭한 분으로 인정한다. 나 역시 그런 분들을 롤모델로 삼고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만난 많은 재림교인 청년이나 학생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능력에 비해 너무 소극적인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나는 우리 재림청년들이 앞으로 훌륭한 리더가 되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사회문제에 구체적으로 뛰어들었으면 좋겠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은 게 솔직한 나의 욕심이다. 그들이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적 소통과 발전에 헌신하길 바란다. 그러려면 사회참여의식을 키워야 하는데, 우리 교회는 네트워크가 잘되어 있으니까 동기부여만 된다면 다른 조직에 비해 쉽게 그런 교육과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으로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전진하겠다는 도전의식을 갖고 나아간다면 곧 날개를 펴고 멀리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바라기는 나를 보면서 많은 청소년들이 ‘저렇게 연약한 사람도 할 수 있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News_4421_file5_v.png▲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제는 교회도 사회적 참여와 역할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말로 들린다.  
- 교회의 목적이 무엇인가?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에 ‘굿 뉴스’를 전하라고 하셨다. 우리가 세상 곳곳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복음을 증거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하지만 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나는 작가면 작가, 음악가면 음악가 등 자신의 분야에서 성실하고, 충실하게 능력을 발휘사면서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훌륭한 전도의 수단이라고 믿는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정상에 올랐을 때,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되면, 자연히 하나님의 영광을 주변에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교회뿐 아니라, 민간인으로서 우리가 사회변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참 많다. 나중에 내가 커서 어떤 위치에 올라 무슨 일을 하겠다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지금 있는 그곳에서, 지금 당장 찾는다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는 비록 전문적인 지식과 힘이 없더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라도 민간외교관이 될 수 있다.

아마 교회의 사회적 참여와 역할에 대해서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교회뿐 아니라 그 구성원들도 이제는 사회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감히 생각한다.  

▲내년에 특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던데?
- 내년이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되는 해이다. 그래서 내년엔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7월 27일에 조기를 걸었으면 좋겠다. 참전국인 미국도 조기를 다는데, 한국도 달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 일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지금 한국 대학생들과 <리멤버 7.27> 네트워크를 구상하려 하고 있다. 이미 서울대, 이화여대, 고려대 등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그들과 우리의 현실과 과제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싶다.

그리고 한국을 방한할 참전용사들과 함께 특별한 사업을 꾸미려고 한다. 이 일에 한국의 청년들이 동참해 주었으면 좋겠다. 참전용사들의 경험은 어쩌면 국가적 유산일 수도 있다. 세계 각 국에서 오시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한국전쟁에 대해 배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활동에 재림교회의 뛰어난 인재들도 함께 참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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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은?
- ‘리멤버 7.27운동’은 정전협정이 종전선언 곧, 평화협정으로 바뀔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 운동에 한국의 많은 성도들과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고, 협력해주시고,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이 움직임이 비록 작게 시작되었지만, 곧 사회운동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그 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는 통일문제에도 재림교회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기대한다. 젊은이 자신이 미래이기 때문이다. 통일시대의 주역은 젊은 세대 아니겠는가.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의 사회참여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에도 힘쓸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림마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매사 당당하게 임했으면 좋겠다. 우리의 아버지께서 ‘구하라. 그리하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던가. 자기가 진심으로 바란다면 ‘노크’해야 한다. 솔직히 나는 내 마음에 정말 사심 없이 순수한 일이고,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일이라면 언제나, 누구 앞에서든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편이다. 무슨 일을 진행할 때 ‘하나님이 아시고, 내가 안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만왕의 딸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어떤 결정을 할 때, 앉아서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큰 꿈과 포부를 가지고, 이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멋진 사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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