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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사진으로 만나는 ‘삼육동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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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6.10.0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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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박물관 ‘시간 속에서 걸어 나온 풍경들’ 주제로 특별전시회
삼육대학교박물관은 오는 1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시간 속에서 걸어 나온 풍경들’이라는 주제로 삼육동의 변천사를 담은 사진전시회를 연다.
논 사이를 가로질러 난 비포장도로 위를 한 외국인이 쉐보레 픽업트럭을 몰고 지난다.

먼발치 뒤로 아담한 민가 두 채가 주인을 배웅하듯 마주하고 서 있다. 지금껏 변함없이 꼿꼿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불암산이 이곳이 과거의 삼육동 어느 언저리임을 대신 말해준다.  

1949년 삼육동 진입로를 나서는 민제일(K. L. Mitchell) 교수의 모습을 담은 사진설명이다. 학교 건축을 책임 맡은 그는 지금의 육사입구(화랑역)부터 삼육대까지 손수 불도저로 길을 낸 열정의 선교사. 이를 기려 당시에는 이 길을 미첼로드(Mitchell road)라고 불렀다.

마치 포토저널리즘을 주도한 미국의 시사사진잡지 라이프(Life)의 한 작품을 보는 듯하다.

이 사진은 삼육대학교박물관(관장 전종범)이 개교 110주년을 맞아 오는 10일 개막하는 ‘삼육동 변천사진전’을 앞두고 공개한 메인 컷이다.

‘시간 속에서 걸어 나온 풍경들’이라는 주제로 11월 14일까지 삼육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이 전시회에는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삼육동의 모습을 필름에 담은 170여점의 사진이 관객과 만난다.

무엇보다 이제껏 쉽게 볼 수 없었던 희귀자료를 많이 볼 수 있어 반갑다. 우선 당시 행정구역상 동대문구 면목동 일대 항공촬영을 위해 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제명(James M. Lee) 목사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그의 노력으로 1950년대 삼육대학, 한국연합회, 삼육서울병원 일대의 항공사진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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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에 밀려 지금은 자취를 감춘 엘리야관이나 스미스관, 옛 강당 등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흑백사진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맨땅 운동장에서 교복을 입고 공놀이를 하는 학생들이나 빛바랜 체육대회 장면은 현재의 잔디운동장과 대비되며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삼육신학원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모습을 달리했던 정문과 진입로의 풍경도 이채롭다.  

1968년 당시 정일권 국무총리 방문기념으로 캠퍼스 입구에 세웠다는 ‘봉사문’은 색다른 감흥을 전한다. 학교의 수문장으로 자리를 지켰던 이 문은 1982년 4월 진입로 확장공사로 철거됐다. 이후 봉사문은 ‘중생문’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명해 오얏봉 뒤편 호수 진입로에 세워졌다. 침례를 통해 영혼이 거듭나는 장소인 호수로 통하는 길을 ‘중생길’이라 일컫고, 그 입구에 세운 문을 ‘중생문’으로 불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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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호의 얼음을 채취하는 광경은 낯설다. 1961년에 찍은 이 사진에는 여름철 냉동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한겨울 제명호에서 천연얼음을 깎아내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호수에서 15톤의 얼음을 채취해 창고에 보관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인공호수인 제명호 공사를 위한 벌목작업이나 초기 공사 모습, 썰매를 타고 노는 아이들, 침례식 광경 등 삼육동의 역사와 숨결을 같이해 온 제명호의 시대별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특히 삼육동 터를 잡은 이여식 목사와 이제명 목사가 안씨룡 씨와 함께 호수 앞에서 찍은 사진은 주목을 끈다.

한때 삼육교육의 ‘젖줄’ 역할을 했던 낙농사업과 우유공장도 추억을 아로새긴다. 한국 최초의 사일로(한랭지대의 목초저장용 원탑형 창고)가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을 만큼 삼육동은 한국 낙농사업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 우유처리장은 전후 직후인 1953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축산전문가로서 근 20년간 봉사하다 귀국한 하정식 선생이 젖소 대여섯 마리를 키우며 우유를 받아 수동식으로 솥에 끓여 주로 외국인에게 공급한 게 시초다.

사진 속 구인서(Rudolf E. Klimes) 학장은 직접 소를 몰며 밭을 일구기도 하고, 유심히 젖소를 살펴보기도 한다. 당시 지게에 우유를 짊어지고 배달하는 청년이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푸근하다.

1970년대 들어 정부는 우유, 아이스크림 등 축산가공품 장려 정책을 폈는데, 하정식 선생은 다시 편지와 전화로 미국에 있는 친지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60마리의 젖소를 비행기로 운송한다. 1972년 Idaho에 있는 워커(Walker)를 알게 되었는데, 젖소를 구입하고 선적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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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잉 707기를 4만 달러에 전세를 내 약 1100파운드 되는 젖소 60마리를 한 마리당 1000달러에 미국 네브라스카에서 김포공항까지 운송했다. 이후에도 1976년과 1977년에 젖소 60두씩 두 번을 비행기로 들여왔다. 삼육우유는 1980년대 하루 생산 및 처리량이 4만 Kg에 달할 만큼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박물관장 전종범 교수는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수만 컷의 자료 중 역사적 가치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희귀성을 지닌 사진을 가려 뽑았다. 학교뿐 아니라, 한국 재림교회 역사와도 궤를 같이하는 귀중한 자료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옛일을 회고하고, 여기까지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초청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금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공휴일은 휴무. 박물관 측은 사전 예약한 교회에 한해서는 안식일에도 개방할 예정이다. 문의는 ☎ 02-3399-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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