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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은 왜 ‘뉴진 스님’에 열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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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4.05.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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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요구 부응하면서도 정체성 강화 위한 성찰 동반해야

여러 찬반 의견과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뉴진 스님’ 열풍은 MZ 세대의 종교에 대한 시각을 확인시켰다. 


불교계는 이들을 끌어안기 위해 국제불교박람회, 미혼 남녀를 위한 이성 만남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 등 역발상 아이디어로 젊은 층을 향해 손짓했다. 아이돌 그룹 초청 토크쇼, AI붓다 등 이색 프로그램과 ‘자빠진 쥐’ 등 독특한 굿즈들은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부처님오신날 행사에서도 ‘명상마당’ ‘청년MZ마당’ 등 이벤트 코너를 신설해 청년 세대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청년MZ마당은 △압화 △전통놀이 △단청문양 파우치 채색 △금니사불 체험 등 각종 문화부스로 구성했다. 시민들이 직접 연등을 만들어 행렬에 참여하는 체험도 곁들였다.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열린 연등회에는 무려 30만 명의 인파가 다녀간 것으로 추산될 만큼 호응이 높았다. 이런 변화는 청년선교가 정체된 재림교회에도 여러 시사점을 남긴다. 그렇다면, 혹 우리가 짚어봐야 할 점은 없을까. 


봉원영 교수(삼육대 신학과)는 이런 불교계의 변화에 대해 “종교의 전통적 가치와 현대의 표현 방식을 조화롭게 결합해 더 넓은 대중에게 자기 종교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종교와 현대문화의 성공적 융합 사례를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의도적 노력을 통해 젊은 세대를 향한 접근성을 향상하고, 개방성을 증진시켰을 뿐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과 포용력을 보여줬다는 사실 역시 오늘날 기독교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불교계에서는 근래 들어 계속해서 신자가 줄자 불교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젊은이들과 연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 조사 결과 자신이 불교신자라고 밝힌 한국인은 2015년 22%에서 2021년에는 17%로 낮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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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위기감 속, 불교계는 주로 수행이나 명상 같은 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애썼다. 최근의 불교 열풍은 이런 낯섦이 주는 ‘매력’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여기에는 내부의 인식 전환도 한몫했다. 불교계에서는 “부처님은 자신의 법을 시대와 대상의 눈높이에 맞게 전하셨다. 현 세대의 니즈를 파악해 법을 전하는 것은 부처님 제자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MZ 세대에 맞는 ‘재밌고’ ‘필요한’ 포교방식을 선택했다.


반응은 즉각적이고 폭발적이었다. 유튜브나 관련 기사에는 “불교는 잘 모르지만, 한국 불교계의 오픈 마인드에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뉴 패러다임”이라며 환영하는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젊은 층과 대중 속으로 나아가는 ‘열린 불교’를 응원한다”거나 “불교가 보수적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며 반기는 반응도 적잖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점이 있다. ‘뉴진 스님’ 화제의 발원지다. 봉원영 교수는 “그의 인기가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음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이는 종교 커뮤니티가 소셜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종교의 언어와 공공(public)의 언어는 다르기 때문에 기독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세상을 향해 대화와 소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것이 오늘날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이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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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숭기 박사(종교학)는 “MZ 세대가 ‘뉴진 스님’에 열광하는 이유는 권위의식이 없는 솔직함 때문”이라며 “이는 비단 MZ 세대 이전, 포스트모더니즘 전반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들은 권위의식을 극도로 싫어한다. 68혁명(1968년 5월 프랑스에서 학생과 근로자들이 연합해 벌인 대규모 사회변혁운동)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모든 사회적 권위와 기득권적 위계를 거부하는 현상이 시작됐다. 이런 분위기가 포스트모던 사회에 두루 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정치와 종교처럼 성역화되어 있는 절대 권위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게 하나의 밈(SNS 등에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처럼 소비되고 있다. MZ 세대 역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윤성호 씨의 퍼포먼스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보지 못한 신선함과 기발함 외에도 스님도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며 자신과 똑같은 욕구를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데에서 호응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백 교수는 이와 더불어 “불교의 불통 이미지, 즉 일반인이나 비종교인에게 지리적, 심정적으로 동떨어진 주변부에 머물러 있던 낯선 이미지를 친근하고 힙한 이미지로 바꿔놓은 것도 큰 영향을 줬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기존의 권위주의와 형식주의를 벗고 MZ 세대에게 보다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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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세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봉원영 교수는 “이런 논의에서 더욱 중요한 점은 교회나 종교적 커뮤니티가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 성찰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특히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있어서는 그들의 언어와 매체를 사용해 그들이 직면한 도전과 이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봉 교수는 “재림교회 공동체가 진정으로 현대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에게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원한다면, 모든 개인의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그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신앙 활동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참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종교의 본질적 가치와 교리가 현대 사회와 어떻게 상호 작용하며, 어떻게 해야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세대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이런 접근은 교회가 단순히 시대의 변화에 반응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변화를 선도하며 사회적, 영적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제는 정말 교회가 섬기는 하나님께 대해서는 좀 더 진정성을 갖고(authentic), 세상을 향해서는 더욱 선교적(missional)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 대해서는 보다 포용적(inclusive)일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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